달크로즈는 누구인가?

달크로즈는 1865년 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태어났다.출생지는 빈이지만 교육자로서의 명성은 독일의 헬레라우(Hellelau)에서, 달크로즈 교육철학의 꽃을 피운 곳은 스위스의 제네바다. 사업가인 아버지와 음악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달크로즈는, 6세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의 첫 발자국을 내딛었다.

주목할 만한 일은, 교사였던 어머니가 당시 교육 선각자로 평가되는 페스탈로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페스탈로치의 철학처럼, 모든 교육은 ‘발견’과 선험적 ‘경험’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어린 달크로즈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가 10살이 되던 해 가족이 제네바로 이주했고, 이때 그는 작곡에 관심을 처음 갖게 되었다.

창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훈련으로, 16세 때 처음 오페라를 작곡한 달크로즈는, 1883년 제네바 음악원(Geneva Conservatory)을 졸업한 후 파리로 건너가 마티스 루시(Mathis Lussy, 1828-1910) 등과 작곡을 공부한다. 특히, 달크로즈는 음악과 연극 두 장르에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종종 극음악을 작곡하거나 음악과 움직임을 연계하는 교육을 시도하는 등 두 요소의 조합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1886년 제네바로 돌아온 달크로즈는 지휘자면서 작곡가인 아들러(Ernest Adler)를 만났고,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극장 음악감독으로 취임하게 된다. 알제리에서 체류하는 동안, 달크로즈는 알제리 사람들이 5박 또는 7박 같이 불규칙한 박자에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을 하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불규칙 박자야말로 인간 감정의 비이성적 본성을 드러내는 충동이라 생각했다. 훗날 이러한 불규칙 박자는 그의 교수법을 통해 학생들의 내적 감정을 고조시키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1892년, 달크로즈는 스위스 제네바 음악원의 교수가 되었다. 당시 담당했던 과목은 화성학과 시창청음이었는데 이곳에서 그는 기존의 전통적 교육방식에 회의를 품게 된다. 학생들이 실제의 소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이론만을 먼저 습득하여 마치 수학 풀듯이 화성학을 대하고 있다는 점, 뛰어난 기교에도 불구하고 음악의 표현에는 소극적이면서도 미숙한 점, 악보가 없이는 간단한 즉흥조차 어려워하는 점. 이렇게 그 의심의 내용은 오늘 우리가 교단에서 경험하는 내용과 놀랍게 일치한다. 그래서 달크로즈는 새 교수법에 몰두하였다. 그는 음악에 반응하는 학생들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몸이 음악적 생각의 원천임을 발견하고 다양한 실험을 했다. 즉흥연주에 몸을 맡기며 걷기, 흔들기, 지휘하기 등 신체로 표현하면서 이를 통해 몸의 긴장과 이완을 경험하게 하는 등 기존의 학습태도와는 많이 구별된 방식을 추구하였다. 이렇게 생겨난 것이 ‘유리드믹스(eurhythmics)’다. 이는 그가 만든 교수법의 뿌리가 되었다. 달크로즈는 그가 창안한 교수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했다. 즉, 실습에 앞선 이론은 공허한 것이며,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느껴야 함이 그의 생각이었다.

처음 달크로즈의 생각이 소개되거나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1903년부터다. 2년 뒤 솔로턴 음악제(Solothurn Music Festival)에서 그는 자신의 교수법을 처음 발표하였다. 제네바 음악원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달크로즈는, 이후 자신의 교육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게 된다. 1910년 도른(Dohrn)가문의 지원으로 헬레라우에 세워진 센터에서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하였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 센터로 성장하여 전인교육의 중심이 되었다. 특히 1913년 이 학교에서 글룩의 오페라 『오르페오』가 연주되었는데, 이때 달크로즈의 지휘와 유리드믹스로 훈련된 연주자들의 활약으로 그 결과는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제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달크로즈는 독일 참전을 비판하는 탄원서를 냈다가 독일에서 쫓겨나 제네바로 돌아가게 되었다. 1915년 제네바에서 달크로즈 인스티튜트(The Institut Jaques-Dalcroze)를 설립한 달크로즈는, 이후 35년 동안 그의 교육 방법의 발전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다. 1950년 85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는 저서 집필과 강연을 통하여 그의 교수법을 전파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글쓴이 김유진